INSTITUTE FOR EURO-AFRICAN STUDIES

학술활동

김정숙 교수의 알제리 알아보기

알제리 알아보기를 시작하며

Date 2022.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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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제리 알아보기를 시작하며

알제리, 산은 높고 땅은 넓은 그 웅장하고 너그러운 나라의 이야기를 하려 한다. 지중해 햇살을 반사하는 흰 색 건물들이 산 경사면을 채우고 있는 알제, 자유로움과 유쾌함이 공기를 채우고 있는 오랑, 깎아지른 절벽 위에 조성된 카스바를 만나려면 허공에 높이 떠 있는 다리를 건너야 하는 크산티나, 조용히 침묵하고 있는 망망한 모래 바다 사하라, 대추야자 그늘 아래 뜨거운 박하 차를 마실 수 있는 오아시스 음자브, 풀도 나지 않고 새도 날지 않는 외로움을 거만하게 견디고 있는 아하가르, 바람이 조각해 놓은 기괴한 암석들이 끝없이 도열해 있는 타실리 은아제르, 그 이야기를 여기에 하려 한다.

어깨를 펴고 목을 꼿꼿이 세운 건장한 체격의 남자들, 온몸을 간두라를 감싸고 있는 큰 눈이 아름다운 여인들, 사막 저 멀리에서 걸어와 수줍게 웃는 소년들, 신이 너에게 평화를 내려 주실 것이라고 시를 읊어 환영해주는 낙타 탄 사람들, 꿀이 흠뻑 들어간 과자와 달디 단 차를 함께 나누어 주는 사막 사람들, 그들을 만나는 것은 인간의 관대함을 만나는 행운이었다.

2004년 알제리를 처음 갔었다. 도시를 보고 풍광을 보고 사람들을 만났다. 첫 방문에서 제일 먼저 느꼈던 감정은 미안하다는 것이었다. 프랑스에 유학했던 나는 알제리를 포함한 북아프리카 사람들에 대해서 프랑스인이 가지고 있던 부정적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차별과 경멸과 무시를 받아 마땅한 천민들이라는 편견이었다. 그러나 실제 만난 그들은 자부심에 넘치고 당당한 사람들이었다. 쉽게 굽히게 할 수 없는 강한 자존심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러면서도 따뜻했다. 그들이 보여주었던 인간적 모습들은 일일이 열거할 수 없다. 그들의 환대가 첫 방문 이후 열 번이 넘게 그들을 다시 보러 가게 했다. 나의 알제리 탐구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그들은 자유로운 영혼이 깃든 사람들이었다. 그들에게 평등은 머리 속에 억지로 넣어야 하는 개념의 영역이 아니라 실천의 영역이었다. 누구도 우러러 보지 않았고 누구도 굴복시켜 존경을 강요하지 않았다. 그들에게 억압은 낯선 단어였다. 남들이 자신들이 살고 있는 땅에 들어오는 것을 관용했지만 자신들의 존엄성을 침해하면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것이 그들의 역사였다. 탐욕스런 유럽인들이 긴 세월 그들을 고통스럽게 했지만 엄청난 희생을 치르며 물러나게 했다. 평등 그리고 권위에 대한 저항은 그들의 정체성의 일부였다.

유럽아프리카 연구소 김성수 소장님의 배려로 만들어진 칼럼에 그간 나의 알제리 탐구와 실제 경험 이야기를 전할 수 있게 되었다. 감사한다. 학술적 담론을 피하고 되도록 접근이 쉽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 가도록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