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ITUTE FOR EURO-AFRICAN STUDIES

학술활동

김정숙 교수의 알제리 알아보기

사하라(바다였던 사막)

Date 2022.11.02

사막에는 새가 없다. 사막 사람들은 우연히 새를 보면 알라가 자신들을 위로하고 힘과 용기를 주려고 보냈다고 생각한다. 구름 한 점 없이 높고 푸른 하늘, 사방으로 무한한 시계, 완벽하게 청정한 공기… 사람이 살지 못하는 무공해 지대다. 사하라 사막은 지구상에서 기온이 가장 높고 가장 건조한 곳이다. 기온은 65℃까지, 모래 온도는 80℃까지 올라간다. 통상 연 강수량 200㎜ 미만인데, 비가 단 5㎜도 떨어지지 않는 곳도 있다. 연 강수량을 말하는 것은 매년 그만한 양의 비가 정기적으로 내린다는 것이 아니다. 몇 년 동안 비가 전혀 내리지 않을 수도 있고, 갑자기 빗방울이 떨어져 오아시스에 홍수가 날 정도로 비가 올 수도 있다. 그 평균값이다.
사하라 사막의 일부 지역은 8천 년 전 바다였다. 지하에 석유가 매장되어 있는 것은 먼 옛날 지역이 바다였기 때문이다. 바다 생물의 화석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동물의 뼈도 남아 있다. 바위에는 기린, 코뿔소, 코끼리, 새, 악어 등 동물이나 사냥하는 사람의 암벽화가 수 만 점 남아 있다. 바다를 둘러싸고 있었던 땅이었다는 것을 말한다. 아프리카 판이 북상하면서 대기 순환이 변화하자 물이 증발했고 식물이 사라졌다. 점차 공기압이 너무 강해지면서 구름이 생기지 못하고 구름이 없으니 비를 내리지 못하는 건조한 순환이 계속되었다. 드디어 메마른 사막이 되었다. 습한 열대가 건조한 열대로 변했다. 바닷물의 소금기는 땅에 남았다. 지하수를 퍼 올려 농사를 지어도 남아 있는 소금기가 점점 올라와 작물이 시들어 버린다. 스프링클러가 돌아가는 반경으로 동그란 밭을 만들었다가 버리고 옆으로 옮겨 다시 시작한다. 하늘에서 보이는 사막의 둥근 원들은 작물을 키웠던 자국들이다.
상상하기 힘들지만 사하라 사막 아래에는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담수 저수지가 있다. 만 년 전에 만들어진 것이다. 대수층에 저장된 담수의 양은 지구상 육지에 있는 모든 호수에 담겨 있는 담수 총량의 20배나 된다. 어마어마한 양이다. 대수층을 덮고 있는 땅의 면적은 90만㎢로 한국 면적의 12배인데, 알제리, 리비아, 튀니지 세 나라에 걸쳐 있다. 그 중 70%가 알제리 영토다. 이 엄청난 양의 물은 사하라와 인근 지역에 사는 3억 명의 인구에게 그림 속의 떡이다. 한 번 고갈되면 다시 채워지지 않는 유한 자원이므로 퍼서 쓰기 시작하면 금방 끝난다. 사람의 팔로 펌프질로 끌어 올리는 정도만 써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물을 물 쓰듯 쓸 수 없다. 땅 아래 보이지 않는 지하에 있는 것이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