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하라(오아시스, 대추야자)
Date 2022.11.12
사하라 사막의 지하에는 막대한 양의 물이 고여 있지만 지표면은 절망적이다. 물을 한 방울도 찾을 수 없다. 오아시스가 물을 찾을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오아시스 면적은 전체 사막 면적의 0.1%도 되지 않는다. 그러나 사막을 건너는 인간과 가축에게 그 존재감은 사막 전체와 맞먹는다. 거기에 저장되어 있는 귀중한 생명수가 없으면 죽을 수 밖에 없다. ‘오아시스’라는 단어는 맑고 싱싱한 청량감으로 상상력을 자극한다. 그러나 실제는 전혀 다르다. 탁한 물이 인색하게 고여 있고 나무들은 모래 먼지에 뿌옇게 덮여 있다. 탁한 물도 땅 위에 노출된 곳이 많지 않다. 땅을 파서 만든 우물에서 힘들게 길어 올려야 한다. 그런데 망망한 모래 벌판에서 물은 대체 어디서 오는 것일까? 오아시스는 사막이 되기 이전에 물이 고여 있던 계곡에 위치한다. 물을 계속 조달하는 것은 멀리 있는 산들이다. 높은 산에 비가 내리면 여기저기 작은 물줄기들이 생긴다. 물줄기들이 모여 얕고 넓은 하천이 되었다가 다시 갈라져 땅 밑으로 사라진다. 바닥에 자국만 남기고 지하로 들어간 물이 증발하지 않고 고여 남아 있는 곳이 오아시스다. 여름에 온도가 올라가면 산꼭대기에 덮여 있던 눈이 조금씩 녹은 물이 지하로 흘러 모인다. 이 물들도 모래 아래 고여 오아시스에 물을 대준다.
오아시스 중에는 사막 횡단을 위해서 잠깐 들르는 곳이 아니라 사람들이 상주해서 사는 큰 규모의 오아시스들이 있다. 오아시스에서 사람이 살 수 있는 것은 전적으로 대추야자 나무 덕분이다. 대추 야자는 사막 환경에 최적화된 식물이다. 잎은 나무 꼭대기 위로 몰려 가지를 뻗고 자라는데, 표면에 막이 한 겹 둘러싸고 있어 수분이 날아가지 않는다. 줄기도 죽은 껍질로 두껍게 둘러싸여 있어 수분이 날아가지 않는다. 수분의 증발을 막기 위해 갑옷으로 단단히 무장을 하고 있는 나무다. 뿌리는 땅속 15m까지 내려가 필요한 물기를 찾아 다니며 빨아올린다. 그 엄청난 뿌리의 힘으로 모래밭 한가운데서 수직으로 서 있는 것이다. 대추야자 그늘 아래는 오렌지나 레몬 같은 과실나무를 키우고, 그 그늘 아래로는 채소를 심는다. 그렇게 대추야자 나무 그늘 아래 생기는 냉실에서 다양한 식물이 자라는 것이다. 뜨거운 바람과 뜨거운 햇빛을 막아주고, 식물이 뿜는 습기를 날아가 버리지 못하게 공기 중에 잡아 두었다가 아침이 되면 이슬을 맺어 돌려주기 때문이다. 대추야자 나무 아래 모여 앉아 쉬면서 박하 차를 석 잔 마시는 것은 오아시스 사람들과 사막 횡단하는 사람들에게 천국의 행복이다.
오아시스 사람들에게 대추야자는 버릴 것이 없는 나무다. 줄기로 집을 짓고 가구를 만든다. 단단하기 이를 데 없다. 넓은 잎이 달린 가지로는 지붕을 덮거나 울타리를 만든다. 돗자리, 바구니, 밧줄의 재료도 된다. 꼭대기 가지를 쳐내면 나오는 수액은 봄 절기 여러 달 동안 가족들이 마시는 음료다. 맛은 없지만 달콤하다. 발효시키면 맥주 비슷해진다. 암수 나무를 수정하면 열매를 맺는데, 끈끈한 단맛 덩어리다. 당분이 많아서 더운 날씨에 아무리 오래 두어도 상하지 않는다. 열매에 들어 있는 다섯 종류 당분은 시간을 두고 차례차례 흡수되어 피로를 회복시켜주고 에너지를 준다. 대추씨는 빻아서 낙타 먹이로 쓴다. 사막 지역의 시장에는 어디나 갈색 열매가 쌓여 있다. 알제리 동부 사하라의 도시 비스크라 근방 ‘톨가’에서 생산되는 대추야자 열매가 유명하다. 일 년에 한 번 지하수가 범람하는 데, 그 소금기가 열매의 단맛을 더 높여 준다.
오아시스 중에는 사막 횡단을 위해서 잠깐 들르는 곳이 아니라 사람들이 상주해서 사는 큰 규모의 오아시스들이 있다. 오아시스에서 사람이 살 수 있는 것은 전적으로 대추야자 나무 덕분이다. 대추 야자는 사막 환경에 최적화된 식물이다. 잎은 나무 꼭대기 위로 몰려 가지를 뻗고 자라는데, 표면에 막이 한 겹 둘러싸고 있어 수분이 날아가지 않는다. 줄기도 죽은 껍질로 두껍게 둘러싸여 있어 수분이 날아가지 않는다. 수분의 증발을 막기 위해 갑옷으로 단단히 무장을 하고 있는 나무다. 뿌리는 땅속 15m까지 내려가 필요한 물기를 찾아 다니며 빨아올린다. 그 엄청난 뿌리의 힘으로 모래밭 한가운데서 수직으로 서 있는 것이다. 대추야자 그늘 아래는 오렌지나 레몬 같은 과실나무를 키우고, 그 그늘 아래로는 채소를 심는다. 그렇게 대추야자 나무 그늘 아래 생기는 냉실에서 다양한 식물이 자라는 것이다. 뜨거운 바람과 뜨거운 햇빛을 막아주고, 식물이 뿜는 습기를 날아가 버리지 못하게 공기 중에 잡아 두었다가 아침이 되면 이슬을 맺어 돌려주기 때문이다. 대추야자 나무 아래 모여 앉아 쉬면서 박하 차를 석 잔 마시는 것은 오아시스 사람들과 사막 횡단하는 사람들에게 천국의 행복이다.
오아시스 사람들에게 대추야자는 버릴 것이 없는 나무다. 줄기로 집을 짓고 가구를 만든다. 단단하기 이를 데 없다. 넓은 잎이 달린 가지로는 지붕을 덮거나 울타리를 만든다. 돗자리, 바구니, 밧줄의 재료도 된다. 꼭대기 가지를 쳐내면 나오는 수액은 봄 절기 여러 달 동안 가족들이 마시는 음료다. 맛은 없지만 달콤하다. 발효시키면 맥주 비슷해진다. 암수 나무를 수정하면 열매를 맺는데, 끈끈한 단맛 덩어리다. 당분이 많아서 더운 날씨에 아무리 오래 두어도 상하지 않는다. 열매에 들어 있는 다섯 종류 당분은 시간을 두고 차례차례 흡수되어 피로를 회복시켜주고 에너지를 준다. 대추씨는 빻아서 낙타 먹이로 쓴다. 사막 지역의 시장에는 어디나 갈색 열매가 쌓여 있다. 알제리 동부 사하라의 도시 비스크라 근방 ‘톨가’에서 생산되는 대추야자 열매가 유명하다. 일 년에 한 번 지하수가 범람하는 데, 그 소금기가 열매의 단맛을 더 높여 준다.